병가 — 법에 정해진 일수가 없는 이유와 유급·무급이 갈리는 기준
아파서 며칠 쉬어야 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은 “병가가 유급인가, 며칠까지 되나”입니다. 답부터 말하면 근로기준법에는 병가의 일수나 유급 여부를 정한 조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건은 회사마다 다릅니다. 다만 업무 때문에 아픈 경우에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데요. 산재보험과 해고 제한이라는 별도의 규칙이 작동합니다.
법이 일수를 정해 둔 휴가의 목록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이 “며칠을 주어야 한다”고 정한 휴가는 조문으로 열거돼 있습니다.
| 휴가 | 근거 | 일수 |
|---|---|---|
| 연차 유급휴가 | 근로기준법 제60조 | 1년간 80% 이상 출근 시 15일1 |
| 생리휴가 | 근로기준법 제73조 | 청구하면 월 1일2 |
| 출산전후휴가 | 근로기준법 제74조 | 90일(미숙아 100일·다태아 120일)3 |
| 배우자 출산휴가 | 남녀고용평등법 제18조의2 | 20일, 유급4 |
| 난임치료휴가 | 남녀고용평등법 제18조의3 | 연간 6일 이내, 최초 2일 유급5 |
| 가족돌봄휴가 | 남녀고용평등법 제22조의2 | 가족을 긴급히 돌보기 위한 휴가6 |
이 목록에 본인의 질병으로 쉬는 병가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법이 일부러 비워 둔 자리라기보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기간이 제각각이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은 영역이라고 보는 편이 이해에 가깝습니다.

값은 본문 각주와 같은 조문에서 가져왔습니다. 출처: 근로기준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수와 유급 여부는 취업규칙이 정한다
법이 비워 둔 자리를 채우는 것은 회사의 규정입니다.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쓰는 사용자는 휴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취업규칙을 작성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합니다7.
병가 조항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들어 있다면 그 내용이 회사와 근로자 모두를 구속합니다. 며칠까지 유급인지, 무급 병가는 얼마나 되는지, 증빙은 무엇을 내는지가 거기에 적혀 있습니다.
상시 10명 미만 사업장은 취업규칙 작성 의무 자체가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에 적힌 내용과 그동안의 관행이 기준이 됩니다.
업무 때문에 아픈 경우 — 병가가 아니라 산재
쉬어야 하는 원인이 업무에 있으면 적용되는 제도가 통째로 바뀝니다.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요인에 노출돼 생긴 질병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8.
- 요양급여로 치료비 처리
- 휴업급여 1일당 평균임금 70%
- 요양기간과 그 후 30일 해고 금지
- 연차를 쓰면 유급
- 병가 조건은 취업규칙이 정함
- 승인받은 휴업은 평균임금에서 제외
업무상 부상·질병이면 사용자는 그 비용으로 필요한 요양을 행하거나 요양비를 부담해야 하고9, 실제로는 산재보험의 요양급여로 처리됩니다.
일하지 못한 기간의 소득도 보전됩니다. 휴업급여는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1일당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을 지급하되, 취업하지 못한 기간이 3일 이내이면 지급하지 않습니다10.
해고로부터도 보호됩니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합니다11.
치유된 뒤에도 몸에 장해가 남았다면 등급에 따른 장해급여가 이어집니다. 등급별 지급일수는 산재 장해등급에 정리했습니다.
업무 외 질병일 때 꺼낼 수 있는 카드
개인 질병으로 쉬어야 하는데 회사에 유급 병가가 없다면, 실무에서 쓰이는 선택지는 셋입니다.
- 연차 사용 —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이 지급됩니다12
- 취업규칙상 병가 — 회사 규정이 정한 일수와 유급·무급 조건을 따릅니다7
- 승인받은 무급 휴업·질병휴직 —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휴업하는 방식입니다13
연차는 근로자가 시기를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으면 회사가 시기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12. 갑작스러운 질병은 이 시기변경권이 문제 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쉰 기간이 임금 계산에 남기는 자국
오래 쉬면 퇴직금이 줄어드는지 궁금해집니다. 평균임금은 직전 3개월의 임금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눠 구하므로, 임금이 적었던 기간이 끼면 값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법령은 그 왜곡을 막아 둡니다. 평균임금 산정기간 중 일정한 기간이 있으면 그 기간과 그 기간에 지급된 임금을 총액에서 뺍니다14. 여기에 업무 외 부상이나 질병, 그 밖의 사유로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휴업한 기간이 들어 있습니다13.
핵심은 “승인”입니다. 회사의 승인 없이 결근한 기간은 이 조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 어려우니, 병가를 쓸 때는 승인 기록을 남겨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연차 발생을 따지는 출근율은 또 다른 규칙을 씁니다. 근로기준법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을 출근한 것으로 보는데15, 업무 외 질병으로 쉰 기간은 그 열거에 없습니다.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중 무엇을 쓰는지는 수당마다 다릅니다. 구분은 통상임금과 평균임금 차이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병가와 무단결근의 경계
가장 위험한 자리는 아파서 못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알리지 않은 것입니다. 사전 통보나 증빙 없이 출근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으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법에는 진단서 제출 의무를 정한 조문이 없습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내야 하는지는 취업규칙이 정하므로, 회사가 정한 방식대로 알리고 그 기록을 남기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가 됩니다.
회사가 병가를 승인하지 않고 해고나 징계로 대응한다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절차와 구제 수단은 임금체불·부당해고·직장 내 괴롭힘 신고와 구제 총정리에 모아 두었습니다.
회사에 병가 규정이 아예 없을 때
규정이 없다고 해서 쉴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연차가 남아 있다면 연차로 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이 경우 임금은 그대로 지급됩니다12.
연차가 없다면 무급 휴업을 승인받는 협의가 남습니다. 승인 여부는 회사의 판단에 달려 있지만, 승인 기록이 있어야 평균임금 계산에서 그 기간이 빠진다는 점13을 협의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원인이 업무에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병가로 처리해 버리면 요양급여·휴업급여와 해고 제한이라는 보호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1011.
자주 묻는 질문
병가를 쓰면 그날 임금이 깎이나요? 병가를 유급으로 하라고 정한 조문은 없습니다. 유급·무급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이 정하고, 규정이 없다면 일하지 않은 날에 임금을 주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연차로 쉬면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이 지급됩니다12.
회사가 병가를 아예 주지 않으면 위법인가요? 병가 일수를 정한 법 조문이 없어 그것만으로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취업규칙에 병가 규정이 있으면 회사는 그 규정을 지켜야 합니다7.
업무 중에 다쳤는데 회사가 병가로 처리하자고 합니다. 업무상 부상·질병은 산재보험의 영역입니다. 요양으로 일하지 못한 기간에는 1일당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이 휴업급여로 나오고10, 요양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할 수 없습니다11.
오래 쉬면 퇴직금이 줄어드나요? 업무 외 부상·질병으로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휴업한 기간은 평균임금 산정기간과 임금총액에서 빠집니다13. 승인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서를 꼭 제출해야 하나요? 제출 서류를 정한 법 조문은 없고 취업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릅니다. 통보 없이 결근하면 무단결근으로 처리될 수 있으므로 회사가 정한 방식대로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
-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연차 유급휴가), 국가법령정보센터. ↩
-
근로기준법 제73조(생리휴가), 국가법령정보센터. ↩
-
근로기준법 제74조 제1항(출산전후휴가), 국가법령정보센터. ↩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8조의2 제1항(배우자 출산휴가), 국가법령정보센터. ↩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8조의3 제1항(난임치료휴가), 국가법령정보센터. ↩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2조의2 제2항(가족돌봄휴가), 국가법령정보센터. ↩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가목(업무상 질병), 국가법령정보센터. ↩
-
근로기준법 제78조 제1항(요양보상), 국가법령정보센터. ↩
-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8호(업무 외 질병으로 승인받아 휴업한 기간), 국가법령정보센터. ↩ ↩2 ↩3 ↩4
-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본문(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 국가법령정보센터. ↩
-
근로기준법 제60조 제6항(출근한 것으로 보는 기간), 국가법령정보센터. ↩